독립 게임 개발팀 ‘Teamarex’ 서아람, 유상욱


한국적 게임 콘텐츠를 꿈꾸다


‘확신’이란 단어만큼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단어도 없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항한 콜롬버스의 항해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신대륙이 있다는 희망과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이 공존한 이유에서다. teamarex(www.teamarex.net)는 2000년도에 만들어져 현재까지 8년째 활동하고 있는 독립 게임 개발팀이다. 만들고픈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확신’으로 8년을 이어온 팀이다. 21세기형 콜럼버스를 꿈꾸는 그들의 세상을 엿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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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어엿한 문화적 매체입니다. 영화 이후 등장한 새로운 콘텐츠라고 봅니다. 리니지나 RPG 같은 게임도 순기능이 있지만, 좋은 책이나 영화를 봤을 때 느끼는 감동으로 게임을 통해서 표현하고 싶습니다.”


신화를 꿈꾸는 IT 기업들이 입주한 구로디지털단지. 신축 빌딩 숲 사이로 한참을 찾아서 오피스텔이 눈에 들어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내려 복도 맨 끝 사무실 문을 노크했다. 복층형 오피스텔로 1층엔 개발실, 복층엔 간단한 수면실로 꾸며졌다. 현재는 10명의 팀원 중 입대한 팀원을 뺀 6명이 활동한다. 이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런도로시(RunDorothy)를 포함한 다섯개의 게임이 탄생했다. 현재 런도로시 최신 버전이 설치된 PC 수만 7만을 넘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유상욱씨와 중학교 1학년이던 서아람씨는 천리안 프로그래밍 동호회(채소동)에서 처음 만났다. 온라인에서 게임 제작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던 중 한계를 느껴 의기투합을 결심했다. 둘 다 서울에 산다는 지리적 요인도 한몫해 2000년도에 teamarex를 결성했다. 초기에는 위도우 기반의 EXE 게임 제작을 시도했다. 그 뒤로 모바일 게임, 웹툰, 프래시 기반의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다양한 시도만큼이나 팀원이 늘면서 작업실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학생들이 주축이다 보니 사무실을 얻을 자본이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팀원들 집을 돌면서 작업을 했어요. 오래되지 않아 차례대로 쫓겨 났죠. 그 뒤로 놀이터에서 캔 커피로 손을 녹이며 땅 바닥에 그리며 회의한 적도 있어요. 결국엔 추위를 못 이겨 지하주차장을 전전하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기회도 있었다. 2006년 3월 MSN에서 주최한 대회를 계기로 Finar라는 첫 번쨰 완성작을 만들어 작은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Rhythmic Worm’ 이나 런도로시 같은 아케이드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었고, ‘Ladder’나 ‘Palm puzzle’ 같은 퍼즐게임도 만들기 시작했다. 여러 분야에 관심 있는 팀원이 모이다 보니 표현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하지만 대입을 앞두고 위기가 찾아왔다. 꿈은 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실패를 거듭하다 보니 팀원들이 각자의 길을 찾았다. 장기적인 공백기로 접어들었다.


“그 무렵 한 친구가 다시 소집을 했어요. 꿈으로 치부하기엔 억울하다면서요.” 결국 다시 의기투압했고, 멤버 대부분이 학생인 관계로 임대료는 리더인 서아람 씨가 벌어 충당했다. 한번은 작업실에 도둑이 들은 적이 있다. 작업실에 있던 층의 모든 사무실이 도둑에 털렸다. 하지만 teamarex 사무실만 괜찮았다. 본체 위에 램만 하나 뽑혀 있었다. 컴퓨터가 구형이어서 램을 가져가봐야 딱히 맞는 PC를 찾기 힘들었을 거라고 했다. 도둑도 지나치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들의 현재가 더욱 빛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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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와 내러티브가 공존하는 게임


어릴 적 추상적으로만 생각했던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해 고민을 했다. teamarex는 게임을 어떤 표현의 수단으로 생각 한다고 판단했다. 물론 그전에 ‘약지’라는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작업실을 만든 후 ‘간공’이란 프로젝트를 통해 내러티브(이야기)거 주가 되는 게임을 시작했다. “그 무렵 런도로시를 공개했어요. 핵심 프로젝트의 중단으로 팀 사기가 흔들릴 때 런도로시의 반응이 좋아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그 뒤 ‘수사기록’을 통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내에서 게임을 제작했다. 더불어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 방식에 대한 제작 프로세스도 정립했다.


teamarex는 요즘 ‘암중모색’이란 프로젝트를 통해 teamarex스타일의 내러티브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인 인터랙티브와 내러티브를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서아람씨는 “현재는 창작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확실한 비전은 없다”며 가장 닮고 싶은 창작자로 비틀즈를 꼽았다. 대중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고유한 스타일을 지켜낸 사람이라고 얘기했다.


한국적인 문화 콘텐츠를 고민하다.


유년기를 공유했다는 점이 유리하지만 불리한 점도 있다. 모든 잡담이 팀 얘기 혹은 개발 얘기로 귀결된다.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도 연출이나 내러티브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인터랙티브나 팀이 만들 콘텐츠에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유명인을 보면 이미지를 분석해 캐릭터를 구상하고 역시나 팀에서 만들 내러티브나 콘텐츠에 어떻게 적용할까를 생각한다. 게임 개발이 삶의 일부가 될듯 보였다.


게임의 역사가 짧다 보니 아직 학문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는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개념을 정립할 친구들을 찾는다고 했다. “아직 배울점도 많고 부족한점도 많지만, 게임을 하나의 좋은 문화 콘텐츠로 제작하는 게 꿈입니다. 가능하면 한국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스타일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목표입니다.”


글 |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문경수기자  사진.동영상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황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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