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JSP 운영하는 개발자 – 허광남


프리랜서 개발자로 활동중인 허광남씨(38)는 자타공인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계의 산증인이다. 지난 8년 동안 OKJSP(www.okjsp.pe.kr) 를 운영했고, 초기 JCO 멤버로 협회 활성화의 기반을 다졌다. 이를 증명하듯, 개발 컨퍼런스나 토론회에 가면 어김없이 그를 만난다. 그만큼 개발자의 당면한 고민과 혜안을 제시했다.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그가 소통에 관심을 보인 건 온전히 OKJSP 개설이 단초였다.


"시작할 때 두 가지 목표를 세웠어요. 온라인에서 기술로 인정받고 싶었고, 한번 겪었던 시행착오가 번복되지 않았으면 했어요. 이 두 가지 목표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요. 그 때랑 달라진 건 나이밖에 없는 것 같네요(웃음)."


꾸준히 커뮤니티를 운영하다보니 부수적으로 생기는 게(?) 많다고 했다. 자연스레 유명 저자들이나 강사들을 만났고, 개발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기술서도 집필했다. 연결성의 확장이 가져다 준 결과였다. 그는 첫 번째 공저인 '나는 프로그래머다'를 통해 웹 개발자로서의 경험과 비전을 얘기했다. 커뮤니티 주제도 기술을 넘어 고민상담, 연봉문제, 업체평판까지 범위를 넓혔다. 기업에 대한 사전정보가 부족해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잡음도 많았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회사 사이트보다 OKJSP에 올라온 내용이 먼저 검색이 된 거죠. 신입 개발자나 투자자가 OKJSP에 올라온 글을 보면,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준다는 게 이유였어요. 심지어 OKJSP 때문에 1년차 개발자가 야근을 거부한다는 댓글도 달렸어요. 급기야 OKJSP의 사회적 책임까지 물어와 게시판을 내리기로 결정했어요."


 


 


그는 작년부터 블로깅을 시작했다. 10살이나 어린 블로거가 3년을 꼬박 블로깅한게 자극이 됐다. 개발자한테 블로그는 훌륭한 개인 브랜딩 준다고 말했다. 단 지속적으로 포스팅을 했을 때만 효과를 본다. 페이지뷰가 올라가면 자연스레 검색엔진 상위에 검색된다는 논리다. 얼마 전까지 테스팅 태그를 검색하면 기관을 제치고 그의 블로그가 상위에 랭크됐다. 최근 1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포스팅한 결과였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술도 적절한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판'을 벌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군대에서 식판을 닦을 때 맨 아래 판 하나가 깔리잖아요. 바닥이 고르지 않아도 그 위에 식판을 쌓으면 흔들림이 없다."며 커뮤니티가 그럼 판 역할이라고 했다. '의견좀', '얼마면 돼', '머리식히는 곳' 같은 게시판 이름에서 엿보이듯 앞으로도 개발자가 피부로 느끼는 고민에 대한 혜안을 찾겠다고 했다.


'가치' 만들기에 돌입


그는 개인사업자를 내고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최근 전 직장을 나와 집필과 아이폰 개발에 필요한 공부를 시작했다. 인생 2막을 준비하며 늘 창업을 염두해 두지만 뜻이 맞는 경영자를 못 구했다. 본인이 직접 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저는 만드는 것만 하려구요. 뭘 만들고 팔아서 가치를 만들어 낼지는 아직 고민이에요. 지금은 가치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 이라며 가치는 준비된 사람만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국내의 좋은 선례라며 빵집을 개발한 양병규씨를 예로 들었다. 그는 변화를 따라가는 노력을 파도타기에 비유한다. 파도를 잘 타려면 그만큼 한분야에 대한 집요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팬(그냥 먹고 산다), 마니아(열심히 산다), 오타쿠(남들이 미쳤다고 한다)가 있습니다. 자기 분야에서 오타쿠 소리를 한 번 들어봐야죠. 자신이 개발하는 프로그램이 얼마짜리인지, 사용자가 누군지 반드시 알고 개발하세요."


 스토리텔러 개발자


전형적인 애플키드로 일찌감치 프로그래밍에 빠졌지만 업이 될줄은 몰랐다. 자신이 쓸 컴퓨터를 만들고 싶어서 전자공학과에 입학했지만, 수학공식과 씨름만 했다. 그 뒤로 PC방 아르바이트부터 웹마스터까지 길을 찾지 못해 방황의 나날을 보냈다.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오기가 생겼다. 경기가 어려워서, 세상이 나를 몰라준다는 푸념은 통용되지 않았다. 즉시 학원에 등록해 오랜 꿈이었던 프로그래머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지금도 가끔 존재감에 대해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민하지 말자는 결론을 얻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면 가장 행복하다. 결국 스토리는 스스로 만들어 간다고 봅니다. 스토리는 환경이 좌우하지 않는다."며 개발자들에게 끝까지 버티라고 말해주고 싶단다. 자신도 8년정도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니 조금씩 알려 졌다며, 변하지 않은 공통분모를 몸으로 익히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경영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코딩의 가치. 노동의 가치. 자신과 일하는 동료들의 가치를 논하고 싶단다.


글 | 문경수기자  사진, 동영상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황선영


 

Comments (6)
  1. kenu says:

    긴 시간 찍으셨는데, 10분으로 분량을 편집하느라 고생많았습니다.

    빼 먹은 것은 하나도 없으시네요. ^^b

    감사합니다.

    건방진케누 배상

  2. OKJSP 운영하는 개발자 – 허광남 내가 가치란 키워드를 생각하기 시작한 건 올해 들어서이다. 하지만 가치를 얘기하면서 양병규씨를 롤 모델로 삼는 건 조금 이상하다는. 이 사람의 사고는 아직 엔지니어에 고착되어 있다는 생각. 그나저나, 그의 기준에서 난 ‘팬’이군.

  3. 이 글에 대한 핑백. 허광남님 귀여우신걸요. 팝콘 개발자 인터뷰 중에 젤 재밌게 봤다는. 역시 취중 인터뷰가 제맛인거… 이바닥도 취중으로 할까. 인터뷰이가 강조되는 게 좋은 거 같다. 인터뷰어는 귀가 크면 된다. 인터뷰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4. deSigne says:

    OKJSP 관리자 허광남님 ㅎㅎ

    저번 공개 소프트웨어 Challenge 부트 캠프에서 뵌적이 있어요 :)ㅎㅎ

  5. 아크몬드 says:

    OKJSP 운영자님 동영상 잘 보고 갑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오타쿠’소리 들어 보고 싶네요.

  6. OKJSP – 허광남님 인터뷰, 내일 DTFE(개발자 페스티벌)에 허광남님 세미나 들으러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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